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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2 Sunday

도쿄!

주말에 지금 한참 개봉 중인 옴니버스 영화 “도쿄!"를 봤다. 세 명의 감독이 도쿄라는 공간을 소재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였다. 참여한 감독은 미셸 공드리, 레오 까라, 그리고 우리나라의 봉준호.

이 영화는 세 명의 감독의 단편영화를 묶어 하나의 장편영화상영시간에 맞추어 놓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세 감독의 영화는 서로 아무런 관련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나의 프로젝트(소재)로 하나의 제목 아래서 상영된다는 것만이 다를 뿐이다.

세 명의 유명한 감독들이 같은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니, 호기심이 가는 건 당연한 일.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거의 지존의 위치(적어도 흥행면에서는)에 오른 봉준호가 그 세 명 중에 들어있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남은 것은 닥치고 극장가서 이 영화를 보는 수밖에.

조조 영화를 보다

같은 소재로 비슷한 분량의 영화를 만들었으니, 호사가라면, 아니 적어도 이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세 영화를 비교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누구의 작품이 가장 좋았고, 누구의 것이 가장 무난했고, 등등 말이다.

일단 결과부터 얘기한다면, 가장 잘 만들어진 작품은 미셸 공드리의 단편이었다. 적당히 환상적이고 적당히 사실적이면서도 도쿄의 그 이미지가 적당히 녹아있었다. 이야기도 재미난 편이었고.

레오 까라의 메르드(광인)에서는 오랜만에 그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드니 라방이 나온다. 하지만, 영화의 기대는 여기까지. 레오 까라도 드니 라방도 예전 나쁜 피를 만들 때의 그들이 아니다. 도대체 도쿄와 메르드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메르드는 도쿄를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고, 감독조차 다음번에는 메르드가 뉴욕에서 활약할 것이라는 광고문구로 영화를 마친다.

봉준호는 은둔형 외톨이를 소재로 작품을 찍었는데, 나오는 배우들의 면면이 아주 화려하다. 주인공은 처음 보는 배우였지만 잠시 피자 배달부로 나왔던 아오이 유우나, 피자집 사장으로 나왔던 타케나카 나오토(노다메 칸타빌레의 슈트레제만) 등등. 국내에도 꽤 알려진 일본인 배우들을 데리고 단편영화를 찍었다. 일본서도 봉 감독은 유명한 모양. 영화는 그냥 평범한 수준이었으나, 기억에 남는 것은 봉준호 감독의 특기라는 디테일 부분. 순수의 대명사 아오이 유우에게 가터벨트를 채울 생각을 했다니(물론 야시시한 사진에 나오는 그런건 아니었지만), 봉 감독 대단하오.

오랜만에 본 옴니버스 영화이고, 독특한 개성을 가진 감독들의 조합인지라 흥미의 요소가 꽤 있었다. 그러나 솔직히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런 게 옴니버스 영화의 한계인가. 도쿄라는 소재가 애매모호하긴 했다. 어쨌건 최소한 유명한 감독의 작품을 비교하는 재미, 한 번에 다양한 단편을 보는 재미는 있었다는 것도 사실인지라 영화팬이라면 볼만한 작품으로 추천한다.

Posted by editor in chief in • VIDEO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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